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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중국취업기

중국취업기 (2) - 대체 왜 중국에 오려고 합니까?

by 주식하는치타 2023. 1. 26.

사진: Unsplash 의 Israel Andrade


여러 면접을 보면서 가장 많이 받은 질문은 "대체 왜 중국에 오려고 합니까?" 였습니다. 업무에서 중국을 접해본 것 말고 중국 배경이 없는 상황, 중국어도 못하는 토종 한국인이 대기업을 버리고 중국에 있는 (글로벌 기업도 아닌)듣도 보지도 못한 기업들에 지원했으니 당연한 의문이었을 겁니다.

저는 한국 비지니스를 하는 곳이 아니면 취업이 불가능 했습니다. 금융권 출신인데 중국의 금융권은 폐쇄적인 곳이라 외국계 기업이 거의 전무했고, 중국어도 못하는데 중국 비지니스를 하는 곳에 가기는 어려웠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대부분의 면접관들이 중국 현지인이 아니라 한국인 팀장들이었는데, 이들이 보기에도 국내 대기업을 나와서 (한국에서는) 듣도 보지도 못한 기업에 취업을 하려 한다는게 이해가 안가긴 했을 듯 합니다.

왜 중국에 오려고 하느냐는 질문은 순수한 궁금증도 있겠지만 과연 이 사람을 고용하면 중국에서 오래 일 할 동기가 있는가? 를 체크해보기 위한 질문이기도 합니다. 어디나 짧게 다닐 사람을 뽑고싶지는 않지요.

저의 답변은 대략적으로 아래와 같았습니다.

제가 현재 중국 관련 업무를 하면서 한계에 많이 부딪혔습니다. 현재 저와 같은 업무를 하고있는 상사들은 중국 주재원 경험이 있는 사람도 있고 중국어에 능통합니다. 중국에 대한 전문성이 떨어지는 저는 제한적인 업무만 수행할 수 밖에 없었습니다. 중국이라는 나라는 기회가 많으면서도 언어, 문화적 진입장벽이 대단히 높은 나라이기도 합니다. 국내에서 여러모로 중국 관련 전문성을 쌓아보기 위해 노력해보았지만 어려움이 있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중국에 직접 가봐야겠다는 생각을 갖게 되었습니다. 중국에서 일하고 생활하는 것 자체만으로 제가 발전할 수 있고 커리어적 성장을 할 수 있다고 확신합니다.

이 답변을 좋게 봐서 붙게된 회사도 있었고, 떨어진 회사들도 많았는데요. 그 중 한국시장 리서치를 하는 외국계회사에 가기로 결정하여 이직을 하게 됩니다. 화상면접만 3회를 보았던 회사였는데요. 연봉 수준은 한국에서 받는 것보다는 부족했지만 중국 회사원들보다는 높은 수준이었고 물가 수준을 고려하면 충분히 괜찮게 생활할 수 있는 정도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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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떻게 중국 전문성이 없었던 제가 중국으로 이직을 할 수 있는가 생각을 해보면,

1) 능통한 영어: 해외지사와 연락할 일도 많았고, 사내에서도 영어 이름을 쓰며 영어로 소통하는 회사였습니다.

2) 괜찮은 스펙과 그걸 알아준 한국인 팀장: 명문대를 졸업했고 대기업 경력을 보유하고 있으며, 중국은 아니지만 다양한 해외거주 경험을 갖고 있었습니다.

3) 적극적인 마인드: 생각보다 해외에서는 자리가 나도 지원자가 없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만큼 해외 취업이라는 것이 쉽게 결정하기 어렵고 준비하는 입장에서도 두렵기 마련입니다. 중국어를 못함에도 적극적으로 지원한 것이 도움이 되었습니다.

그렇게 청운의 꿈을 안고 한국에서의 모든 것을 내려놓고 중국행을 준비하게 됩니다. 그리고 생각보다 중국에서의 생활을 시작하는 것은 쉽지 않았습니다 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