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A를 가는 선택을 내리는 것 자체가 쉽지 않은데, 중국 MBA를 가겠다고 선택한다는 것 자체는 더 어려운 선택일거라고 생각한다. MBA라는 것이 돈과 시간을 모두 소비해야 할뿐더러, 사실 과정 자체만을 통해 배우는 지식은 적기 때문에, 그 정도의 가치가 있는지에 대한 의문이 많이 나오는 과정이다.
그러한 상황에서 글로벌하게 먹히는 미국의 M7 정도 학교도 아니고, 유럽/홍콩도 아닌 중국에 있는 MBA를 가기로 결정하는 것은 정말로 신중하게 해야 하는 결정이다. 그렇다면 어떤 사람이 가야 더 많은 것을 얻어오고 인풋대비 큰 아웃풋을 얻을 수 있을까?
가장 중요한 것은 중국에 대한 관련도라고 할 수 있다. 단순히 커리어의 전반적인 발전만 생각한다면 당연히 미국 MBA를 택해야 하며, 전체적인 아시아에서도 영미계, 홍콩, 싱가폴 MBA보다도 인정받지 못하는 것이 중국 MBA이다. CEIBS 같은 경우 FT순위는 급속도로 끌어올리긴 했으나, 모든 중국 MBA가 역사자체가 길지 못하며 중국 내에 있는 동문들의 비중이 굉장히 높기 때문에 중국외 지역에서의 강점은 적다고 할 수 있다.
따라서 필자는 아래 두 부류만 중국 MBA를 추천하고 싶고, 당연히 대부분 아래의 사람들이 MBA를 하러온다.
- 중국에서 일하거나 사업을 하기를 원하는 사람
- 한국에서 중국관련 업무를 계속해서 할 사람
1. 중국에서 일하거나 사업을 하기를 원하는 사람
중국은 다른 국가들과 비교하기가 어려운 제도/문화/언어적 특수성을 많이 갖고 있는 국가이다. 중국에서 사업을 할 생각이 있거나, 일을 시작하기를 원하는 경우 무조건 중국에 있는 것이 유리하다. 한국에서 준비를 하는 경우 정보 측면에서도 부족하고, 현지에 있어야만 잡을 수 있는 기회 같은 것들을 놓칠 수 있다.
중국 MBA의 장점은 중국에 있음과 동시에 능력이 되는 중국인들을 만날 수 있다는 것이다. 중국에서 외국인이 홀로 사업을 진행하기는 거의 불가능하기 때문에 중국인 파트너와 동업을 하게 되는 경우가 대부분인데, 이런 경우 뒷통수를 맞는 경우도 많다고 들었다. 물론 동문이라고 해서 이런 일이 없으리란 법은 없지만, 그래도 학교생활을 하다 보면 마음이 맞고 신뢰가 가는 동료를 만날 확률이 높다.
또한 MBA에 오는 중국인들의 수준은 일반 중국인들 대비 굉장히 높다. 중국 내 주요 외국계 기업 출신들이 많고 영어도 능숙한 사람들이 대부분이었다. 이런 수준있는 중국인들과 인맥을 쌓을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 수 있다. 또한 중국은 여전히 성장하고 있는 국가고 경제에 활력이 있기 때문에 창업을 꿈꾸는 사람들이 MBA에 진학하는 경우도 많다. 실제로 CEIBS는 eLab이라는 조직을 통해 창업을 꿈꾸는 학생들을 지원하고 있고, 이 시스템을 통해 사업 파트너를 구하거나, 투자를 유치하는 경우도 있다.
취업측면에서 말하자면, 중국 내 취업에 있어서 꽌시는 큰 역할을 한다. MBA, EMBA동문과의 좋은 관계를 유지한다면 중국에서 잡서칭을 할 때도 도움이 된다. 실제로 중국인이 아닌 동기들의 경우 중국어가 능숙하지 않음에도 동문들의 인맥을 통해 좋은 기회를 얻은 경우도 보았다. MBA 취업박람회나 MBA 출신만을 채용하는 리더쉽 프로그램도 좋은 기회가 될 수 있다. 주요 MBA의 career report를 참고하면 알겠지만, MBA를 졸업하고 나서 중국에 취업하는 경우 연봉수준도 중국내에선 아주 훌륭한 수준을 받을 수 있다.
결론적으로 중국에서 무엇인가를 하기 위해서라면 미국 유수의 MBA만큼 중국 MBA가 장점이 있다고 본다.
2. 한국에서 중국 관련 업무를 계속해서 할 사람
본인의 케이스로, 의도치는 않았으나 중국 관련 배경이 전혀 없이 커리어 시작부터 중국관련 업무를 담당하게 되었다. 앞서 말한 중국의 특수성 때문에 국내에서 관련 공부를 하기는 한계를 느꼈고, 계속 중국관련 커리어를 지속해야 할지 결정의 기로에 섰다. 본인의 경우 업무를 진행하면서 중국에 대한 호기심, 매력 그리고 중국의 잠재력을 크게 느꼈던 바, 중국 MBA를 진학하기로 결정을 했고, 계속 관련 분야에서 일을 하고 있다.
커리어 상 단절없이 중국관련 경험을 쌓기 위해서는 중국 MBA가 좋은 선택이 될 수 있다. 중국 관련 업무에서 경쟁력을 갖기 위해서는 중국에서의 경험이 중요하다고 보며, 중국 MBA 출신이라는 꼬리표가 주는 긍정적인 시그널도 분명히 존재한다. 또한 이 경우는 1번 케이스보다 졸업 후의 취업, 사업 난이도가 낮기 때문에 중국이라는 나라에만 더 집중하기 좋다. 추후 다른 글에서 말할 기회가 있겠지만 수업에서 무엇인가를 배우는 것보다는, 중국인들과 더 어울리고 중국어를 공부하면서 중국에 대해 알아가는 것이 더 중요하다.
한국이 아닌 중국 외 타 지역에서 일을 하고 싶은데 중국 MBA를 진학하는 경우도 있다. 개인적으로 이런 상황에서는 추천하지 않는다. 특히 홍콩에서 일하려는 분들이 진학하는 경우가 있는데, 홍콩은 영미계, 홍콩, 싱가폴 MBA 출신 아시안들이 다들 달려드는 곳이다. 홍콩이 중국의 지배를 받고 있기는 하나, 중국 본토와는 확연히 다른 문화권이고, 중국어(만다린)의 필요성도 높지 않다. 영어가 능숙한 중국인들이 중국 MBA를 하고 취업하는 경우는 보았으나, 이런 경우도 보통 홍콩에 가서 중국관련 업무를 하는 경우였다. 중국관련 업무를 한국 외 지역에서 할 경우, 그 지역에서 일을 하려는 중국인들을 이기기가 쉽지 않기 때문에, 한국에 돌아와서 중국업무를 계속할 사람에게만 추천하고 싶다. 애초에 중국인은 너무너무 많아서, 한국 외 어느곳을 가도 중국관련 업무를 하려는 중국인이 있다.
만약 중국관련 업무를 안 한다면, 타 MBA 대비 강점이 별로 생기지 않는다. 역사가 긴 MBA가 아닌 만큼 한국 동문의 수가 많은 것도 아니고, 네임밸류가 국내에서 높지도 않다. 그렇기 때문에 들인 인풋에 비해 아웃풋이 상당히 작다고 느낄 것이다.
결론적으로 커리어상 중국과 업무적인 관련도가 높지 않거나, 중국 학부를 나온 등 중국을 이미 경험해본 사람의 경우 굳이 중국 MBA를 갈 필요는 없다고 생각한다. 중국과 업무적인 관련도가 높지 않다면 중국에 간다는 것 자체가 시간, 돈 낭비이다. 만약 중국 학부를 나왔고 MBA가 커리어에 필요하다고 생각한다면 타국가 MBA를 진학하는 것이 더 도움이 될 것이다. 현재 중국 MBA는 중국 관련 외에는 강점이 많지 않은 MBA이다. 이 점을 일단 확실히 알고 진학여부를 결정하는 것이 좋아보인다.
개인적인 생각으로 개개인이 처한 상황 및 생각에 따라 많이 다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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