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동안의 포스팅에서 다소 딱딱하게 중국 MBA에 대해 소개했다고 한다면 이번에는 나의 경험에 비추어서 주관적인 중국 MBA생활의 좋았던 점과 아쉬웠던 점을 이야기해보고자 한다. MBA생활이 사람에 따라 다른만큼 진학을 생각하는 분들이라면 그냥 참고만 하시면 좋을것 같다.
좋았던 점
1. 중국여행
가기전에는 크게 기대하지 않았고 생각하지 않았던 부분인데, 나에게는 중국여행이 가장 좋았던 경험이었다. 그냥 여행으로 이곳저곳 구경을 다녀서 좋은게 아니라, 실제로 중국에 대해 느끼고 배우는데 큰 영향을 끼쳤다고 생각하는 부분. 이론보다는 실전이라고 했던가.. 중국의 커다란 경제를 실제로 보고 느끼는 경험은 무척이나 값지다고 생각한다. 각 성의 대도시들을 방문해보면 정말 서울 정도의 도시가 얼마나 많은지, 그 도시의 경제가 얼마나 활발한지를 볼 수 있다. 워렌버핏이 투자했다는 BYD가 시안에서 택시로 쓰이는 모습, 어느 지역 도시에 가도 마트에서 보이는 오리온 과자들 등등 리포트나 사업보고서 상으로만 보던 기업들의 모습도 경험이 가능하다. 여행을 다니면서 중국어가 급속도로 느는것도 플러스 요인. 중국인 친구랑 여행을 가거나, 소수랑 여행을 다니면서 중국어를 많이 쓰는 것이 아주 큰 도움이 된다.
직장생활을 통해 잊고있었던 방학이라는 존재와, 직장 경험을 통해 모아둔 돈으로 인해 여행을 다니는 데 큰 부담도 없다. 중국이 비자가 필요한 나라라 국내에서 여행을 갈때는 번거로운 부분이 많은데, MBA 다닐때는 그런 제한도 없다. 특히 미국/유럽보다도 중국의 물가는 확연히 저렴하기에, 특히 여행을 많이 다닐 수 있는 기회가 많이 될 것이다.
2. 기업방문 (Career Trek)
어찌보면 1번이랑도 연관되는 부분인데, MBA에서는 실제 기업을 방문할 수 있는 기회가 간혹 존재한다. 커리어트랙이라고도 불리는 시스템인데, 다양한 중국 기업, 글로벌 기업들을 방문할 수 있는 기회를 갖게 된다. 나의 경우 선전에 있는 다양한 기업들을 방문할 수 있는 기회가 있었는데, 그중에 중국 최대 메신저인 웨이신을 개발하고 다양한 게임들을 퍼블리싱 하고 있는 텐센트를 방문할 수 있었다. 여기서 텐센트 소개 부스도 방문하고 재직자의 설명도 듣고할 수 있었는데 아주 값진 경험이었다.
실제로 재학중에 BAT (바이두, 알리바바, 텐센트)를 모두 방문할 기회가 있었는데, 개인적인 스케쥴 상 나머지 두 곳을 방문 못했던것은 두고두고 아쉬운 부분. 이 유명한 인터넷 기업들 외에도 다양한 제조업, 금융권 기업들을 방문할 기회가 많이 생긴다.
3. 발표수업
직장을 다니다가 학교를 가도 수업은 여전히 재미없고 지루하다고 느껴지는것 같다.. 그 와중에도 가장 좋았던 수업은 프레젠테이션 스킬을 배우는 수업이었다. 대부분이 한국인이 그렇듯 나 역시 나서기 싫어하고, 발표를 두려워하는 내향적인 성격이었다. 이 수업을 수강할 때도 얼마나 걱정을 했는지 모른다. 하지만 이 수업을 다 마치고 나서 나의 약점을 미약하나마 커버한 느낌, 두려움을 극복했다는 느낌이 들어서 굉장히 뿌듯했던 기억이 아직도 생생하다.
참고로 MBA수업은 많은 수업이 자리나 앞에 나와서 발표하는 방식으로 이루어진다. 처음에는 어색하고 두렵고 하지만, 나의 생각을 조리있게 말하는 법에 대해 고민하고 공부하게 된다는 점에서 긍정적이라고 생각한다.
4. 인턴경험
짧게나마 중국회사에서 인턴을 경험했었다. 인턴을 구할 당시에는 중국어 수준도 더 낮은 상태였고, 내가 이전에 일했던 분야에서 경험하고싶지는 않아서, 완전히 다른 업계를 찾아보았다. 내가 일했던 회사는 여행 스타트업 회사였는데 한국쪽 비지니스도 진행중이었다. 스타트업이라고하는 하지만 50명 이상이 일하는 적지않은 규모였다. 이 회사 자리를 일하게 된 계기도 MBA 네트워크를 통해서였는데, 우리 MBA 졸업생이 창업한 회사였었고 그 분이 연사로 초청된 수업에서 연락처를 알게되어 이 자리를 구할 수 있었다. 긴 시간은 아니었지만 중국 스타트업은 어떻게 일하는지 경험할 수 있었던 좋은 기회였다. 언어가 안되기에 할 수 있었던 일들이 상당히 제한되어 있었는데, 중국어를 더 잘했었다면 더 좋은 경험이 아니었을까 하는 아쉬움은 남는다.
아쉬웠던 점
1. 중국관련 수업들
중국 MBA를 갈 때 가장 기대를 많이 했었던 부분. 기대가 크면 실망도 크다고 했던가. 수업을 통해서 중국쪽 지식을 얻게된 것은 생각보다 많지 않았던 것 같다. MBA에서 주로 진행하는 케이스스터디의 경우에도 중국 비지니스 상황에 특화된 케이스라기 보다는 글로벌한 케이스들이 대부분이다. 아무래도 중국 MBA의 역사가 짧다보니 아직 이런쪽에 연구가 많이 이루어지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
중국인 교수들이 강의하는 수업의 경우에도 깊이는 어느정도 제한될 수 밖에 없는데, 아무래도 사회주의 국가이다보니 교수들 조차도 말조심하는 문화가 존재한다. 중국의 현 상황에 대해 이렇다 저렇다 말을 하기가 아주 제한되어 있는 분위기인 것으로 보인다. 이런 수업들때문에 나는 더더욱이나 수업 외적으로 중국에 대해 보고 느끼는 데 중점을 두었던 것 같다.
2. 과도한 경쟁 문화
수업에서 요구하는 부분이 다소 많기도 하지만, 중국인들의 경쟁 문화도 MBA생활에서 상당한 스트레스가 되는 요인. MBA에서 다양한 경험을 하고 싶어서 온 외국 학생들과 달리 현지 학생들은 좋은 학점을 따기 위해 굉장히 노력한다. 이게 본인들만 그렇게 하면 상관없는데, 팀플수업이 매우 많다보니 이들과 하루종일 고생을 해야하는 경우가 대부분. 밤 늦게까지 회의하고 자료만들고 했던 기억들이 매우 많다. 경쟁문화가 너무 심하다보니 동기들중에 사이가 안 좋아지는 경우도 매우 많다. 좀 더 중국을 배우고 느끼고 싶었던 것과 다르게 회의실에 앉아서 보냈던 수많은 시간들이 아깝게 느껴지기도 한다. 다만 그럴때 배달로 시켜먹었던 다양한 중국요리들은 또 마음 한켠에 추억으로 남아있다.
3. 시설
중국이 아직 선진국에 반열에 오르지 못했다고 느끼는 게 MBA 시설도 국내 학교들과 비교해보면 아쉬움이 많이 남는다. 강의실, 회의실, 도서관, 체육관 등등 여러 시설들이 크게 좋다고는 못 느낄 정도의 시설이다. 물론 학부생들이 쓰는 시설들에 비하면 걔중에 나은건 사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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